2024질라라비장애인야학 초등학력인정 4기, 중학학력인정1기 졸업식 및 입학식
질라라비장애인야학 학력인정과정 팀장 조계숙
대구 유일의 장애인 야학인 질라라비장애인야학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성인 장애인 중학 졸업생을 배출하며 또 하나의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질라라비장애인야학은 2018년 초등학력인정 교육과정을 도입한 이후, 2021년에는 중학학력인정 교육과정을 신설해 학력이 없는 성인 장애인들이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이 중학학력인정과정을 마친 학생들의 첫 번째 졸업식이 진행되었다. 8월 30일 오후 4시, 야학 강당에서 열린 이번 졸업식은 그 의미가 큰 만큼 많은 관심과 격려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관련 국회의원과 대구시청, 교육청, 동구청 관계자들도 참석해 학생들의 졸업을 축하했다.
초등과정을 마친 5명과 중학과정을 수료한 10명의 졸업생들은 모두 학사복과 학사모를 착용하고 긴장된 마음으로 졸업식에 임했다. 특히, 중학과정 졸업생 대표 이○혜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졸업 소감을 전했다.
"남들은 쉽게 학교를 다니고 졸업하지만, 저에게는 큰 도전이었습니다. 오늘 이렇게 많은 분이 축하해 주신다니 너무 기쁩니다. 앞으로도 계속 공부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세요"라며 3년간의 과정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이 연설은 많은 이들의 감동을 자아냈으며, 참석자들은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입학생 대표 최○열 씨는 질라라비야학이 자신의 첫 학교라며, 이곳에서 글을 배우고 지하철 타는 법을 익히며 이제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발표 같은 것을 시키면 학교를 다니지 않겠다’고 했었는데, 이제는 자신감이 생기고 크게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단지 교과목에 그치지 않고 삶 전반에 걸친 배움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제 새로운 초등과정 입학생 8명과 중학과정 입학생 5명은 본격적인 학업을 시작하게 된다. 처음이라 낯설고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많은 응원과 격려 속에 앞으로도 잘해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편, 질라라비장애인야학은 앞으로 성인 장애인들의 고등과정 입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또 다른 도전이지만, 언제나 그랬듯 장애인의 교육권을 위해 묵묵히 사명을 잘 감당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