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섭 동지.
나의 동지.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라는 부치지않는 편지 노랫말 알지요
용섭 동지,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희은 동지는 이 노래 취향이 다르다 하지만
그대와 나는 노래 취향도 비슷하고, 비장애인으로ㅜ살다가 사고로 척수장애인 된 것도 비슷하네요
지금 나는 그대 마지막 가는 길.
원주시청 앞에서 동지 보내는 노제를 지내고 있습니다. 동지에게 살아생전 부치지 못할 편지를 쓴다오.
당신은.
그대는 나와 함깨 투쟁한 아름다운 전사입니다.2005년 원주체육관 조그마한 공간에서 만나 강원도에서 장애인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공동투쟁 논의도 하고,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건설도 꿈꾸었지요.
우리 만나고 20년 동안 장애인운동하기 척박한 불모지 강원도에서 장애인 권리투쟁의 물리적 근거를 만들기 위해 한번도 포기하지 않고 변하지 않고 지켜내 줘서 너무 고마워요.
나의 든든한 동지.
투쟁하다 외로울 때면 언제나 지지하고 지원해준 동지. 투쟁 현장을 떠나지 않고 힘께 지켜줘서 고맙나이다.
감옥같은 시설에 갇혀, 골방에 갇혀 장애를 탓하며 숙명처럼 살아가는 중증장애인들을 지역에서 당당하게 자립생활 할 수 있도록 저항하며 투쟁한 자립생활운동가 김용섭.
나의 동지.
그대 덕분에, 그대가 있어, 고통스럽고 절망스런 상황에서도 행복하고 즐겁게 투쟁했소이다.
그대 기억나나요.
원주시청 앞에서 노숙하고, 거리를 점거하며 투쟁했던 2008년 원주장애인차별철폐와 생존권투쟁 공대위 투쟁을. 그때 우리 함께 투쟁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장애인차별철폐투쟁하는 강원장차연이 없었을 것이랍니다.
그때 강원지역에서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이제 투쟁과 죽음이 자유를 만났네요.
그대 언 강 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오늘 세찬 눈보라 속으로
꽃잎처럼 흘러 흘러 그대
잘가시오.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이 될 것입니다.
그대 투쟁 이제 곧 해방이 될 것입니다.
그대 아시지요.
전장연은 2001년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참사 이후 24년을 지하철에서 외치고 있습니다.
그 자랑스럽고 당당한 전장연의 투쟁에 강원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로 우뚝 지켜줘서
너무 든든했습니다.
장애인도 이동하고 싶습니다.
그대는 강원도 지역의 장애인이동권 투쟁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나마 이렇게 이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어서 고맙습니다.
장애인도 교육받고 싶습니다.
그대는 반딧불장애인야학을 만들고 지켜왔습니다. 같이 공부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습니다.
장애인도 노동하고 싶습니다.
능력이 없다고 자본주의 시장에서 버려진 최중증장애인들이 권리중심노동을 통해 장애인 권리를 생산하는 공공일자리를 만드는 투쟁을 해서 지금 우리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전장연은 2021년 12월3일. 4년전 그날부터 지금까지 혜화역 출근길 지하철에서 매일 매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갈라치기 혐오정치로 강제퇴거 당하면서 까지 장애인 권리를 외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지하철에서 전장연의 정당한 외침을 조롱하고 무시하고 갈라칠 때, 그대는 내가 힘들어서 물어보았지요.
“견딜 수 있을까.” “우리 함께 싸우면 견딜 수 있다”고 외롭고 포기할 까 두려울 때 함께 해줘서 고맙습니다.
이제 곧 3월26일이면 800일이 됩니다. 그날 그대와 혜화역 지하철 승강장에서 같이 외치고 싶습니다. 아니 그날 만이 아니라 그대의 49재가 되는 날까지 그대를 품에 안고 매일 매일 지하철에서 포체투지 하는 현장에서 같이 외칠게요. 그리고 오늘은 강원도 지역에서 노제를 하고 보내지만, 49재 그날에는 그대와 함께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민주주의와 자립생활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 외치겠습니다.
그때까지 떠나지 마십시오. 아니 하늘 나라에서 전장연 투쟁을 지켜주십시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가 자랑스럽게 장애인자립생활운동을 지켜낼 수 있도록 지켜주십시오.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가 장애인평생교육법을 제정할 수 있게 지켜주십시오.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가 장애인 이동권을 완전 쟁취할 수 있도록 꼭 지켜봐주십시요.
나는 그대와 광화문 지하차도에서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그리고 감옥같은 수용시설 폐지를 위해 1842일 기나긴 시간, 조직하고 견뎌내기 너무나 어려웠던 투쟁을 기억하고 있답니다.
동지, 그대 사진은 “빈곤의 사슬 부양의무제 폐지하다” 몸피씨입고 “장애인권리 어디있니? 내 목소리 들리니?” 손피켓 들고 있어요.
오랜 시간.
20년의 함께 투쟁한 나의 동지.
나보다 어린 후배지만,
야속하지만,
동지.
나는 동지, 그대를
투쟁하는 전사로,
장애해방의 전사로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그대와 함께 투쟁한 시간 기억하겠습니다.
동지.
변하지 않고
함께 투쟁한 시간
영광이었습니다.
동지.
감사합니다.
이제는 품 안에 쏙 들어오는 故김용섭 동지를 안고 함께 한 49재날이자 326 전국장애인 결의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