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을 몰아내고 보니 일 년이 반 토막이 나버렸다.
진짜 내란수’괴’다… 전국민의 2년 반을 앗아가고 장애인 혐오로 정권을 시작하여 장애인권리 예산은 물가상승률 대비 삭감하며 투쟁 과제를 끊임없이 생산했다. 새로운 대통령이 생겼지만 장관 인사를 국민추천제를 통해 받겠다고 한다. 6월 10일 하루 동안 1만명이 몰렸고, 그중 최대 추천 부처는 법무부였다고 한다. 내란당은 해체하지 않고, 내란수괴는 영화관과 투표소를 활보하니 법무부 장관의 자리가 막중해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장애인권리 예산을 삭감하는 기획재정부, 탈시설과 자립 지원보다 시설에 지원금을 쏟는 보건복지부, 서울 시내 지하철에 엘리베이터 100% 설치는 서울시에게 미루고, 장애인콜택시 이용에 원활함을 외면하며, 고속버스 장애인 탑승 지원에는 모르쇠하는 국토교통부, 장애인평생교육과 장애인평생교육시설 지원에 대해 지자체와 해당 지역 교육청에 일임해버리고 국비 지원에 대해 관련 법이 없다는 이유로 선 긋는 교육부의 인사는 오리무중이다.
삶과 죽음에 있어 우리는 평등하지 못하다. 이제 진짜 대한민국이라면서, 장애인 권리가 외면 받는다면 이딴 대한민국 살기 싫다. 지역사회에서 장애인이 없다면 그것은 나치 치하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21세기, 2025년 대한민국에서 권력 이양을 위한 불법 계엄을 저지른 내란수괴를 탄핵시켰다면, 동료 시민들을 사회로 복귀 시킬 힘도 있음을 의심치 않는다. 더 시간이 필요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라는 말은 차별하고, 혐오하며 치워버리고 싶어하는 자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한 해의 중간인 6월은 성소수자의 달이기도 하다. 이 달은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PRIDE Month, 자긍심의 달이자 성소수자 혐오철폐의 달이다. 손가락질 받았던 정체성을, 자신의 존재를 사회로부터 받은 혐오대로 할퀴는 것이 아닌 드러내는 달. 성소수자라는 주어를 가리면 이는 장애인에게도 일맥상통하다. 그렇게 무지개의 다양성에 장애인도 함께한다. 나중으로 밀려나고,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은 존재들의 연대는 광장을 거쳐 이제 한가운데에서 나아갈 길을 찾는다.
여기서 우리는 마음을 정해야 한다. 물이 든 잔을 바라보는 시선과 같은 그런 마음. 물이 반이나 있네, 반 밖에 없네, 라는 긍정과 낙담의 마음가짐 중에서 우리는 2025년 한 해를 어떻게 바라보고 헤쳐나갈 지에 대한 태도가 6월 중순의 우리들에게 주어졌다. 일단 양말을 세 겹 씩 신어도 발이 얼던 광장의 날씨는 이제 지난 일이 되었다. 해동된 팔다리로 열심히 움직여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이뤄내는 한 해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2025년 6월 14일 서울퀴어퍼레이드에서 함께 행진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
출처 : 노들장애인야학 예진 활동가